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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review

무한도전에서 보여준 '뚜찌빠찌뽀찌' 심형탁에게 박수를

by FtwoN 2015.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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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바보전쟁 - 순수의 전쟁에서 역시나 가장 이슈가 된 것은 배우 심형탁의 '뚜찌빠찌뽀지'였다. 다들 과거의 연애예능프로그램에서 보여줬던 댄스신고식 모습을 보여주며 마치 작게나마 토토가의 그 여운을 다시 끌어오려는 것만 같았다. 그런데 그 와중에 모두의 상식과 편견을 깨버린 인물이 바로 배우 심형탁이었다.




직접 방송을 볼 때도 처음에는 '오페라를 무반주로 부르려나? 외국 가곡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마치 나는 가수다에서 가수들이 필살기로 전조를 하듯, 급변하는 노래와 율동의 변화가 우리를 당황케했다. 물론 굉장히 웃겼지만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어느나라 언어인지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고, 도대체 저 사람은 뭘 하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심형탁의 모습을 보며 하하는 도망가는 리액션을 보여줬고 예능 베테랑들은 걱정의 눈빛을 보였다.




하하나 박명수의 리액션에 대해 이야기가 있기도 하지만 나는 이들을 비난할 수 없을 것 같다. 내가 그 자리에 있었으면 나조차도 그를 부끄러워 했을 것이다. 유재석씨가 계속해서 '이건 기존의 연애프로그램이 아니에요'라고 하면서 정체성을 잡으려했지만 댄스신고식의 흐름은 누가봐도 X맨과 천생연분에서 볼 수 있는 클리셰를 따라갔다. 그 흐름 속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무반주 미니언즈 댄스와 노래는 출연자들이나 시청자들의 고정관념을 완전히 벗어나 버렸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당황할 수 있었다.




유재석의 진행은 너무나도 놀라웠다. 방송에서 다른 출연자들을 보살필 줄 아는 그의 능력이 완벽하게 발휘된 순간이 아닌가 싶다. 사실 유재석의 정리로 인해 그 순간의 어색함을 즐거움으로 전환한 시청자들도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정돈되고 안정적인 이미지의 유재석이 그 순간에서는 가장 탄력적인 사고를 할 수 있었다는 걸 보고 감탄을 했다. 그리고 우리는 생각보다 수많은 것들에서 남들 눈치를 보고, 기존의 것들을 답습하려고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심형탁이 보여준 용기는 정말 멋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걸 당당하게 보여줄 수 있는 건 큰 일이 아닌 것 같지만, 막상 현실에서는 주위의 시선 때문에 감추는 경우가 많다. '일반, 보통, 정상'이라는 알 수 없는 범주안에 속하기 위해 나를 속이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심형탁의 그 모습은 큰 인상을 줬으리라 생각한다.


심형탁이 뚜찌빠찌뽀지 무대를 보여주고 내려온 후 죄송한 기색을 연신 내비쳤는데, 이는 심형탁이 미안해야할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클리셰를 흔들어 버린 것만으로도 그는 가치있는 행동을 했다. 앞으로 굉장히 기대가 되는 배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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