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V review

1박2일 하얼빈 특집, 안중근을 그리다

by FtwoN 2016. 3. 21.
반응형

1박2일의 하얼빈 특집은 정말 큰 여운을 남겼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하얼빈에서 게임하고 음식먹고 마지막에 짧게 PD의 설명과 함께 숙연한 그림 보여주고 끝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3월 20일자 1박2일 하얼빈 특집은 작품이라고 해야할 정도의 스토리 전개였습니다.


교과서에도 달랑 두 줄 나오는 그 설명으로 우리는 우리 역사의 중요한 인물을 스쳐지나가고 있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라는 정리된 한 문장 정도로 기억하고 있었는 지도 모르죠. 마치 시험 문제를 풀기위해 암기한 요약처럼.


1박2일 하얼빈 특집이 좋았던건 그 발자취를 함께 따라간 점입니다. 안중근 그는 누구이며, 그는 어떤 행동을, 어떤 결정을 왜 해야했는지, 그 결정 당시의 기분은 어땠을 지 등 역사 그 자체를 써내려갔습니다. 우리가 어딘가로 가서 보고 배우는 것을 '견학'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진정한 견학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번 편에서 특히 빛났던 건 '신바'라는 별명을 가진 김종민의 활약이었습니다. PD까지 놀라하는 그의 역사 지식에 보는 시청자들도 같이 놀랐으리라 생각합니다. 사실 김종민의 모습이 특별하기보다는 당연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예능에서 나라이름, 수도이름 맞추기를 못하면 '상식이 없다'라고 많이 하는데, 정작 '바보'라는 별명을 가진 김종민만이 역사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걸 보니 도대체 무엇이 '상식'인가에 대한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1박2일이 시즌3으로 넘어오고 생각보다 재미도 있고 구성도 좋았습니다. 유호진PD와 멤버들의 호흡이 잘 맞는구나라는 생각은 해왔었는데, 이번 편을 통해 유호진PD의 역량에 대해 새삼 놀라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하얼빈에 가서 안중근 기념관을 방문해 짤막하게 역사적 사실만 알려주는 그림이 아니라, 그 당시 시대에 대해 그리고 안중근이란 사람에 대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를 짜냈습니다.


이미 시청자들 반응 중에 이 하얼빈 특집은 역사 공부 시청각자료로 활용해도 좋겠다는 의견이 있는데, 이에 대해 공감을 합니다. 안중근이 몇년도에 어디에서 누구를 저격했는가 등의 시험 지문으로만 알고 지나갈 인물이 아니죠. 아마 PD도 그것을 알기에 시청자들이 방송을 통해 잠시나마 역사를 함께 호흡하기를 원했을 것입니다.


1박2일 재밌는 편, 감동 편 많이 있었지만 이번 하얼빈 특집이 정말 레전드 편이 아닌가 싶습니다. 수신료의 가치라는 표현을 쓰고 싶다면 적어도 이런 뜻있는 구성을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요.


반응형